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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04






지난 주말, 국립발레단의 <말괄량이 길들이기> 마지막 공연 관람.
카타리나 역에 더없이 잘 어울리는 이은원과, 우리 가족 모두가 팬인 '일취월장' 이재우 주역으로, 그날 캐스팅은 환상적이었다. 2막 내내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하는, 인물의 대사와 감정을 가이드하는 피아노 반주가 경쾌했다. 더불어 쳄발로 반주도 인상적이었다. 셰익스피어 시대의 남성 중심적 시각에서 그린 여성관임을 B에게 주지시킨 후 감상한 그 작품은, 귀엽고 사랑스러운 인물들 덕에, 보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을 정도로 즐겁고 유쾌했다.



4월을 보내며, B의 담임 선생님과의 첫 정기 면담, 1학기 공개 수업과 운동회를 치렀다. B는 나와는 달리 인복이 있어 어디서나 사랑받고 인정받으며 잘 지낸다. 그런데 지난 이 년간, 아이를 혁신학교라 불리는 공립 초등학교에 보내며 의아하고도 우려스러웠던 것이, 학부모의 노동 없이는 단 하루도 학교가 돌아가지 않는다는 사실이며, 여러 이유로 부모가 아이와 함께하지 못하는 가정인 경우 아이가 학교생활을 제대로 하기-버티기- 힘들 것 같다는 것이다. B가 유치원에 다닐 때는 대한민국 공립 초등학교라는 곳이 이 정도인 줄은 몰랐다. 부모의 보조 또는 개입 없이는 아이가 영재가 아닌 이상 학업 면에서 우수할 수 없다는, 더는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는다는 사실은 차치하고, 학교는 운동회에서조차 아이들을 부모와 함께 짝지어 경기하게 한다. (그것도 남녀 차별적으로 남아는 아버지와, 여아는 어머니와 함께 경기하게 한다) 아빠 없는 아이들이나 엄마 없는 아이들을 배려하지 않은, 그런 처지의 아이들을 철저히 무시한 처사에 지난 2년간 치를 떤 나머지, 올해 우리 가족은 아이와 부모가 함께하는 운동회 경기를 보이콧하기로 했다. 지난 2년간 B에게 누누이 내 의사와 그 이유를 밝혔기에, 올해 우리의 실천에 어려움은 없었다. 행동하는 지성이 되어야지.




by songc | 2015/05/05 04:22 | SongC today! | 트랙백 | 핑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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