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 08일
20211009


문어.

한우 불고깃감 가득 넣어 하루 한 번 끓이는 엄마의 고깃국물.
이 국물에 냉동 만두를 넣어 끓이기도 하고, 두부 면이나 데친 곤약 면에 국물을 붓기도, 밥을 말기도 한다.

또 문어.

스타벅스 샌뒤쥐 냠냠 먹던 B가 달걀 프라이해달라기에 달걀 세 개를 프라이하다가, 반쯤 익었을 때 그대로 돌돌 말아버렸다. 그냥.

밥과 두부 면에 만둣국.

자갈자갈 얼음과 보라색 빨대, 오랜만.

무농약 사과 대추.
B가 싫어한다.

B의 보양식, 장어.
지난 학기였나. 서울시에서 서울시 내 학교 재학생들에게 인당 십만 원씩 편의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인지 바우처인지를 발급해주니 신청하라는, 학교의 공문이 있었다. 공문의 상세 내용인즉, 코로나 발 원격 수업을 하는 이유로 학교 급식을 먹지 못해 식사를 굶을지 우려스러운 서울시 소재 학교 재학생들의 식사 해결을 위해 인당 십만 원가량을 서울시 내 편의점에서 쓸 수 있게 해 준다는 것. 그 공문을 읽으며 기가 막혔다. 나는 신청하지 않았다. 정치 장사. Populism에 놀아나기 싫어서, 그래서 일부러 그 십만 원 받지 않았다.
몇 주 뒤, 나는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B가 일깨웠다. "친구들이 서울시에서 받았다는 십만 원으로 편의점에서 이것저것 사더라, 그 금액 소비하려고 애를 쓰더라, 나는 왜 그 돈이 없냐"며 의아해하는 B에게 그 공문을 보여주며 설명했다. 이렇게 소극적이나마 행동하고 실천하자고. B같이 끼니 걱정 없는 학생에게, 편의점에서 주전부리로 일부러 애써 소비해야 하는, 세금 십만 원이 쓰여서는 안 된다고. 오히려 지방자치단체의 아동 급식 카드로 매일 먹고 생활하는 이들에게 그 예산이 쓰여야 한다고. B는 수긍했다.
연초에 오래 안 신던 나이키 운동화 몇 켤레와 프라다, 미우미우와 구찌 구두 몇 켤레를 버렸다. 한창 예쁘게 신던 신발도, 오래 신지 않고 방치하면, 전에 보이지 않던 접착제 자국이 드러난다. 가죽과 파브릭의 변색은 우습다. 땅 딛고 사는 한, 신발은 정말이지 그냥 신발일 뿐이다.
쇼팽 콩쿨의 의도인지, 국가 간 대결로 몰아가는 시도가 보여 불편하다.
글 쓰는 현재 후반부 진행 중인 2nd round, session 1의 인터미션 삼십 분간, 참여자인 Kobayashi와 Japanologist라는 백인 여자가 나와 입에 침이 마르게 일본을 찬양하며 일본과 쇼팽의 감성적 접점에 대해 떠들어댔다. 일본 자본이 얼마나 영향을 끼쳤기에, 삼십 분의 일본 광고 타임을 가져갔는지. 너무 듣기 불편했다. 이번 콩쿨의 인터미션마다 삼십 분간 대담 코너를 진행하는 두 명의 진행자 중 한 명도 일본 이름을 가진 사람이다.
다음 세션의 인터미션은 어떻게 진행될지, 전처럼 여러 참여자와의 대담일지, 이번과 같은 국가별 홍보 시간일지, 지켜보겠다. 일본 찬양으로 문을 열었으니, 공평하게 모든 참여자의 국가 홍보로 가야지?! 일본 자본이 일본인 참여자들 중 고바야시를 가장 유력한 고득점자로 보는 모양인데, 나는 고바야시의 연주는 너무 의뭉스러워서 싫다.
B는, 전범국인 일본이 감히, 자칭 일본 문화에 -미학적 관점에- 쇼팽의 감성을 갖다 붙이며 공통점이 있다고 주장할 수가 있냐며, 화났다. 식민지의 민족문화 말살에 힘썼던 일본이 폴란드의 보물, 쇼팽에게 그러면 안 되지.
# by | 2021/10/08 20:34 | SongC today! | 트랙백 | 핑백(1) | 덧글(2)
... 뇌와 성장을 증명하고 싶어 안달복달 -특히 지난 Preludes. 고상한 해석과 우아함 표방. 나는 싫은걸. 고바야시와 자파놀로지스트가 나와서 망발하던, 잊을 수 없는 그 영상이 역겹다. 이번 세션의 마지막 주인공인 Bruce가 어떻게 하는지에 달렸다. 한국 사람, Hyuk 화이팅. ...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