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03










고양이 생일상 아니고.








B의 열다섯 번째 생일이었다.

다음 달 입시를 앞둔 아이. '입시에서 실패하면 철이 들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오만하고 유아독존이며 세상 무서운 것 모르는 B. 사실 이 생각은, 삼 년 전 입시 때도 했다.

아이 됨됨이는 별개로, 나는 이번 입시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다만 대학 입시가 걱정될 뿐. 삼수, 사수를 해서라도 한예종이나 서울대 가겠다고 할 거다. 엄마아빠 학벌이 좋아서 자신이 불행하다는 아이.
















































































이게 뭐예요?
게다가 내가 아끼는 하이니를 저렇게 엉터리로...
에델바이스도 틀렸어. 빵점아!
































중년의 런치 도시락.
B는 코로나 확진 시 이번 입시를 치르지 못한다. 대학 입시와는 달리 확진자 구제 방침이 없기 때문. 그래서 나는 원래 없던 외출을 더 줄였고, 중년은 직장에서 사 먹는 식사를 되도록 혼자 하고, 이렇게 내가 -맛없는- 도시락을 만들어 보내기도 한다. 이미 가족 외식도 하지 않고 있고, B는 집에서도 혼자 식사한다.




고체형 주방 세제 사봤다.
아주 무르다.





코로나 백신 접종을 할까 말까 고민이었기에, 접종 예약도 충분히 고민한 후에 결정하려고 했다. 집단 면역에 기여하고 싶은 사명감은 있지만, 내가 건강한 편도 아니고, 제약회사에서 명시하지 않은 다양한 부작용이 접종 완료한 다수에게서 나타나고 있기에. 그런데 백신 거부하는 사람들을 사회악이라고 여기는 중년이, 제멋대로 나의 백신 접종 예약을 해버렸다. 이 문제로 엄청나게 싸웠다.
나는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것도 개인의 자유 선택이고, 비난받아서는 안 되며, 미접종자가 사회에서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집단 면역 실현을 위해 접종 완료 자에게 혜택이 있을 수는 있겠다. 집단 면역에 사명감이 없다고 해서 사회악 취급받는다는 것은, 못생겼다고, 못 배웠다고 남에게 무시당하는 것만큼 부조리하다.
반면 중년은, 백신 접종 거부는 사회악이고, 제약 회사에서 명시하지 않은 부작용은 로또 당첨의 확률이므로 나에게 나타날 리 없으며, 미접종자들 때문에 코로나가 지속하는 거라고 악을 썼다. 제약회사에서 명기하지 않은 부작용이 누구에게 얼마만큼 나타났는지 나에게 숫자, 수치를 가져오라고 했다.
정부와 제약회사에 쉬이 인정되지 않을 부작용을, 운 없고 재수 없는 개인과 가정의 불행 정도로 치부해버리는 중년에게 질렸다. 중년이 말하는 그 운 없고 재수 없는 개인과 가정이 우리일 수 있다는 걸 정말 모르는 걸까. 너무 위급한 상황이니 쓸 뿐, 아직 안정되지도 않은 약물을 이렇게 맹신하다니.
결론은, 역시 중년은 나의 지난 모든 선택을 후회하게 만든다는 것.



Pfizer 일차 접종 후 팔십오 시간 지났다.
병원에서 접종 후, 삼십 분 대기가 끝나갈 때쯤, 이석증이 찾아올 때처럼 몽롱해지며 접종받은 왼쪽 팔과 목 왼쪽 부위, 왼쪽 견갑골이 담 걸린 듯 무거워지면서 결리기 시작. 집에 와서 한 시간 여러 차례 구토 후 불면. 이튿날 아침, 왼쪽 겨드랑이와 가슴 사이 근육통이 더해졌고, 두통(이마). 지금껏 왼쪽 가슴 부위 바늘에 찔린 듯 따끔거림. 심장 박동 간헐적으로 몰아 뛰며 기침 유발. 가슴 답답. 철 바뀔 때마다 원인 모르게, 화장품 성분에 의해, 혹은 식자재로 인한 두드러기와 가려움증을 달고 사는 나에게 두드러기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다.
이차 접종은 안 한다.
이제 명분은 있지.



아. 약 십 년 전, 저기 다니는 사람에게 내 아파트 전세 줬던 기억이 떠오르네. 자기 자녀 수를 속이고 들어와서는, 전세 만료 임박해서도 부동산에 집 보여주기를 꺼리고, 욕실 박살 내고 나갔던 파이저.




by SongC | 2021/09/04 02:55 | SongC today! | 트랙백 | 덧글(2)

Commented at 2021/09/04 06:3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SongC at 2021/09/07 03:06
기쁜 소식 주셔서 고맙고, 축하합니다. 더운 여름 만삭으로 지내기 힘들진 않으셨나요? 부디 순산하시고, 소띠 아가도 기폭제 님도 모두 건강하세요!

중년은 예나 지금이나 위급 재난 상황을 즐기는 터라, 늘 태풍 기다리며 살고, 이번 제 백신 예약이 자기 백신 예약 때와 다르게 한 번에 쉽게 이루어진 것에 불만이 많답니다.
스릴 넘치는 재난 상황에 더해 뭐가 제대로 안 이루어지고 덜컥거리는 걸 좋아하고, 그런 것들을 자기가 고치고, 깎고, 다듬어 끼워 맞춰 고난 끝에 자기 손에 넣어야 자기 분이 풀린다고나 할까요. 성장기 결핍이 만든 control freak인데, 저는 또 다른 방면의 control freak이라서 용쟁호투 하며 살아요.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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