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08






서울 시내 학교 다니는 학생들 집에 배송되는 -칠만 원 상당의- 꾸러미에 들어있던 국물용 멸치를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하다가, 버리면 안 되고 남에게 줄 수도 없는 만큼 우리 세 식구가 감사히 먹어 없애자고 결론지었다. 야만무례국 일본의 원전 사고 이후 해산물 섭취를 애써 줄인 채 살고 있고, 일 년에 두세 번 멸치 육수를 내야 할 땐 해물 원물 육수 팩을 이용하는 터라, 국물용 멸치와 다시마는 고맙지 않은 선물이다!
그런 국물용 멸치를 감사히, 간단히 먹어 없앨 방법으로, 멸치 대가리와 내장-일명 똥-을 내 손으로 발라내고, 멸치 몸통은 기름 두르지 않은 팬에 센 불로 볶아 비린내를 날려, 중년의 맥주 안주로, B의 별미 반찬으로 내기로 했고, 이틀 만에 끝. 어푸푸, 감사히 다 먹긴 했지만 너무나 기름지고 짠 것.

이제 그 꾸러미 중, 부담스러운 부침가루와 다시 준다 해도 싫은 다시마만 남았다.

난데없이 어수선했고, 그래서 불안했던 이학년 일 학기를 훌륭히 마친 B는 여름 방학을 맞았다. 방학이라 해봤자 겨우 보름 남짓. 집에서 온라인 수업 듣던 지난 학기 중과 다를 바 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삼시 세끼 내가 준비하지 않으면, B가 식사를 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커리, 소고기 넣고.




여름이니까 콩국수.




커리, 닭 안심 넣고.








너무 짜다고!
그러니 이제 그만!









오늘, 이 집에 이사 온 지 사 년 된 날.

사 년 된 삼 인용 쿠쿠는 고무 패킹을 막 -그러니까 몇 주 전- 갈았고, 내솥은 다음 주 중 수령 예정이다.
역시 사 년 된, 이사할 당시 삼십 만원 상당의 최신형으로 두 개 구입해 한 개는 우리 부부가, 한 개는 B가 사용한 전동칫솔은, 우리 부부 것만 본체 마모가 심해 못 쓰게 되어 칠만 원대 아무 기능 없는 최신형 전동 칫솔로 바꾸었다. 의도치 않았는데, 이사 기념일에 딱 맞춰 사 년 된 전동 칫솔이 쓰레기통으로 가고, 새 칫솔이 왔다.




by SongC | 2020/08/09 04:34 | SongC today! | 트랙백 | 핑백(1)

Linked at SongC : 20200812 at 2020/08/13 04:12

... 세상에. 다음 주 중 수령할 수 있다고 믿었던 마이 쿠쿠 내솥은, 코로나 19로 인한 수요 증가로 언제 출고될지 모른단다. 집밥 한 번 해 먹던 사람들이 두 번, 세 번 해 먹으며 코로나 시대를 버티고 있다는 것. 그래서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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