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27










우리 모두에게 잔인하기만 한 이 봄에도 꽃은 피고 지고,
집안에도 이렇게 봄은 왔다.
















서울시 학교급식 농가 돕기 농산물 꾸러미를 주문해 받았다. 과거 여러 차례 주문한 적 있는 흙살림 플랫폼에, 흙살림 농산물 꾸러미와 비슷한 구성으로, 전체 무농약 이상으로 배송되었다. 예나 지금이나 꼭 반갑지 않은 품목 한 가지가 들어있지.




































지인으로부터 약 이백 그램 포장 한만두 두 팩을 얻었다.
B의 한 끼 분.




B가 힘 빠진 맛이라는 끝물 딸기.




동네 VIPS에서 vips to go중 세 가지를 포장 주문해왔다. 메뉴 설명이 없어서 온라인 메뉴명만 보고 골라서 주문한 것인데, 스테이크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고기는 겨우 몇 점에 볶음밥이 한가득이었다. 게다가 매운 것 못 먹는 우리 가족에게는 너무나 매운 볶음밥. 결국 B는 스파게티와 고기 몇 점으로 식사하고, 나와 중년은 매운 밥 도시락 한 개를 겨우 나누어 먹었다.








남은 밥 도시락 한 개는 버리기는 아까워서, 다음 끼니때 매운맛을 줄여보고자 마늘종과 달걀을 곁들여 나와 중년이 겨우 먹어 치웠다.




전화 주문조차 안 받는 동네 고깃집에서 한우 스테이크 덮밥을 포장 주문했다.




주말 아침 두 끼는 늘 스타벅스로 해결.
전염병 창궐 전부터도 사이렌 오더만 했지만, 요즘 같은 때는 정말 유용한 시스템이다.
매장 현실은, 마스크 안 쓰고 떠드는 이들로 붐빈다.




일 년에 한 번쯤 가는 동네 공차.




내가 그때 한 번도 먹어본 적 없었던 순댓국을 상상만 했었듯,
이번에도 초당 순두부와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조합해서 나름대로 맛을 상상했었다.
상상했던 바로 그 맛!!!

이상 단순 용역에 능한 중년이 사다 나른 것들.
B와 나는 여전히 집안에서만 생활 중.



툭 떠오르는, 잊지 못할 일들.
중년은, 내가 임신 후 전에 없던 식탐이 생기면서, 길거리 간판에서 "순댓국"이라는 글자를 보고 밑도 끝도 없이 상상했던 내 상상 속의 순댓국-생수에 떠다니는 순대, 무슨 맛 국물에 시커먼 순대가 떠다닐지, 국물과 순대가 함께 과연 무슨 맛을 낼지를 상상하며 순댓국이라는 것을 먹으러 가자는 내 요구를 일언지하 거절했다. 중년은, 순댓국은 지저분한 음식이라서 임신부가 먹으면 안 된다고 했다. 자신은 순댓국을 잘하는 집을 알지 못한다고도 했다. 결국, 나는 그때까지 내가 먹어봤던 시커멓고 단단한 분식집 공장 순대가 생수에 둥둥 떠 있는 꼴을 떠올리며, "순댓국"의 맛을 이후 오 년 넘게 상상만 해야 했다.
역시 내가 임신 중이었던 이천오년 겨울, 명동에서 회식한다는 중년에게 집에 오는 길에 군고구마를 사 오라고 했는데, 중년은 명동에서 군고구마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빈손으로 집에 왔다. 한겨울, 명동에 군고구마가 없다고. 동지섣달 복숭아나 수박을 원한 것도 아니었는데, 중년은 늘 그렇듯, 그렇게 굴었다.
임신 전까지, 나는 순댓국이라는 음식에 관심도 없었고, 고구마를 내 돈 주고 사 먹기는커녕 엄마가 식탁 위에 쪄놓은 고구마 단 한 개도 집어 먹어본 적 없던 사람이었다.

그때는 내가 너무 어려서, 그래서 너무 멍청해서 저런 남자 만났다.



金水雙淸 사주가 기관지가 약하다고.
나에게는 딱 맞는 말이네.




by SongC | 2020/04/28 01:07 | SongC today! | 트랙백 | 핑백(2)

Linked at SongC : 20200825 at 2020/08/26 03:13

... 태인데, 수해로 인해 버려진 농산물은 얼마나 처참하고도 엄청난 양일지! 반면 코로나 19로 인해 학교 급식을 하지 않아 친환경 농산물의 소비가 막혔다고 했을 때, 내가 팔아준 꾸러미에는, 시금치가 웃자라 길이가 삼십 센티쯤 됐었고, 두께는 새끼손가락만 했었다. 오랜만에 콩국수. ... more

Linked at SongC : 20201008 at 2020/10/09 05:49

... 타의 삼계탕. 동네 샐러드 가게의 샐러드, 이건 내 것. 메뉴 전부를 맛보고 난 후, 우리 가족 각자의 메뉴가 정해졌다. 우리 가족 종종 가던, 동네 백반집의 정식. 그때 그 집의 한우 스테이크 덮밥. 신승반점의 오향장육, 꿔바로우와 자장면. 중년은 잡채밥. 이상 전부 중년이 포장 주문해 온 것.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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