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13










B 반찬 그릇 꺼내며 기회 삼아 언제나처럼 키친 바흐 두어 칸, 내부 전체면 다 닦았다. 문 달린 그릇장이라 해도, 아무리 문을 닫아놓아도 문 틈새로 분진과 같은 거뭇한 먼지가 앉기 마련. 몇 달 만에 처음 닦는 경우 충격 좀 받으실걸. 나는 식사 준비하며 그릇 나고 들 때마다 그릇장 내부를 박박 닦는다.
박박 닦으며, 이번에는 평소 닦을 일 없던 "그 구석"도 닦았다. Cornishware는 내가 더는 사용하지 않고 보관만 하고 있어, 그릇장 가장 아래 칸 구석에 두었는데, 나고 들 일이 없으니 그쪽은 닦을 일이 없었다. 오늘 다 꺼내 그 칸 구석과 코니쉬웨어 표면까지 속 시원히 닦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코니쉬웨어는 20세기 후반 영국산 "새 상품"으로, 새 상품을 구입할 수 있었던 연유는 와 같다. 코니쉬웨어는 다른 가치 있는 식기와 함께 나중에 B에게 주려고 한다.




하단 네 칸은 매일 식기세척기에 돌려가며 편하게 쓰는 것들.








내가 혼수로 장만한 Royal Copenhagen Blue Fluted Plain & White Full Lace 일체와 결혼 후 출시되어 모으게 된 Elements. 혼수로 장만한 이 인조에 더해, 아가 B 낳고 난 뒤에는 B의 RC 식기도 우리 부부와 똑같이 갖추려 매장 매니저의 도움으로 힘들게 구색을 갖췄다. 전국 매장에서 가져다 모으기도 했고, 본사에 수입되자마자 내가 다니던 매장으로 가져다 달라고 주문을 해놓기도 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모아 내가 그릇 상태를 직접 보고 고를 수 있게 되어 다행이었다. 몇 벌은 태국산이 섞여 있다. 이렇게 아쉽다.
궁극의 컬렉션은 계속된다. 아마도.




광주요
혼수로 장만한 광주요 임의섭 작가 식기와 광주요 기성품들.
목단문 항아리 白磁彩畵牧丹文壺는 나의 외할머니, 차 여사가 일천구백사십 년, 혼인하며 혼수로 해오신, 나에게만은 소중한 보물. 우리 B에게 전해질 유물.




광주요 위에는 Alessi의 대나무 함이 있다.




어제, 내가 즐겨보는 프로그램, <한국인의 밥상>에서 수저를 주제로 한 기념으로, 나도 수저 공개.
다 혼수로 장만한 것들이다.
대나무 함에는 평소 자주 사용하지 않는 것들을 보관하고, 비교적 자주 사용하는 은수저들은 주방 서랍에 보관한다. 이천십이년 중반부터 식기세척기를 사용하면서, 캐주얼 식기들과 스테인리스 숟가락, 그에 어울리는 나무젓가락을 주로 사용하게되어 은수저 사용 빈도가 확연히 줄었다. 동시에 광주요 사용 빈도도 줄었다. 식기세척기 사용 전, 옛 포스팅에는 몇 년간 은수저만 보인다.








金入絲 은수저 한 쌍.
이하 壽福의 향연.




七寶 은수저 한 쌍.
신혼 때부터 몇 년간 이 셑만 사용했다.








손님용 七寶 은 티스푼과 포크 십이 인조.
과거 포스팅에 종종 등장함.








손님용 七寶 은수저 십 인조.
열 벌 중 세 벌은 꺼내놓고 우리 가족이 평소 사용한다.
















엄마가 손님용으로 사용하시다가 나에게 물려주신 은수저 십 인조, 두 셑.
남녀 손님들의 수저를 달리 하셨던 것이 기억난다.
약 사십 년쯤 된 물건으로, 입 닿는 부분이 무척 크고 깊어, 지금 사용하기에는 어색하다.








B가 백일 맞이했을 때, 좌로부터 엄마와 시어머님이 각각 선물 주신 B의 은수저 포크 셑.
십 년 넘게 하루에 몇 번씩 잘 사용한 만큼 좀 닳았다. 요즘도 종종 사용한다.
시어머님은 아가 B만을 위한 방짜 유기 밥그릇, 국그릇과 수저 셑도 선물로 주셨다. 후에 방짜 유기 사 인 반상기 셑을 또 선물 주시기도 했고, 여전히 잘 쓰고 있다.




성인 숟가락과 길이 비교.












iittala 등의 쉽고 편리한 식기를 식기세척기에 넣어가며 쓰면서, 은수저가 식기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와 은수저는 식기세척기에 넣을 수 없다는 이유로 스테인리스 숟가락을 애용했다. 어울리나 보려고 이렇게 세팅해보았는데, 역시 그냥 그렇다.












당근과 브로콜리 푹 익혀 팔 아프게 매셔로 꾹꾹 누른 채소 베이스에 토마토소스 더했다. 빵에 소스 얹어 먹으라고 소스도 오일도 넉넉하게.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없는 주방이라, 어울리는 빵이 제때 있을 리가 없는 만큼, B는 버터 롤과 함께 먹었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Christofle.

B는 요즘도 이렇게, 이 모습으로 종종 창밖을 관찰한다. 이렇게, 이 모습으로 뭐든 관찰한다. 이 손으로 고생고생해서 조금은 이루었다.




by SongC | 2020/03/13 19:38 | SongC today! | 트랙백 | 핑백(1) | 덧글(2)

Linked at SongC : 20210706 at 2021/07/07 06:04

... 소금만 살짝 뿌려 볶아내고, 버섯 볶다가 불 끄고 후추 갈아 넣고, 빈 웤에 ++한우 촥촥 볶는 중, 한쪽에 숙주 얹어 촵촵 . 오랜만에 광주요. 이천사 년에 혼수로 마련한 아름다운 식기. B 부녀의 요즘 아침 식사인 삼각 밥은, 현미밥에 생참기름 조금 넣은 베이스에 냉장고 속 재료를 활용한다. 임지호 아저씨. 우리 가족은 양평 산당에 ... more

Commented at 2020/03/15 02:4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SongC at 2020/03/15 05:44
아, 순천향 응급실에서 B의 손과 발 다 바늘 찔러 엉망 만들어 놓았던 그때요... 끙.
그런 일 겪지 않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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