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08














나의 그가 집 앞에서 사다 나른 treats. 약 3분간 B의 환심을 삼.




매년 이맘때 주방에 등장하는 것들 중 하나.








집 앞 케잌이 맛있는 카페. 아티제와 더불어 여기 아주 날것의 무례한 것들 많이 온다. 멀리 사는 사람들이 차 타고 찾아오는 번화가이지만 여기 사는 사람들에게는 동네일 뿐인 이곳, 집 앞의 카페에 우리 부부가 주말 아침 느지막이 눈곱만 떼고 가 커피를 마시고 있노라면 하나같이 싸구려 옷 차려입고 금수저 교양인이라도 된 양 자아 도취한 이십 대 거지 남녀의 못 볼 꼴 참 많이 본다. 
지난 주말 정오에는 우리 부부만 마주 보고 앉아 있는 텅 빈 카페에 위와 같은 한 쌍의 남녀가 들어와서는 우리 테이블과 불과 오십 센티미터 떨어진 가장 가까운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열 개는 더 있었는데도 우리 바로 옆에, 그것도 서로 마주 보거나 우리 부부에게 등 돌리지 않고 우리 부부를 쳐다보며 나란히 앉아 -마치 우리에게 볼거리를 상영하듯- 우리 부부를 계속 힐끔대며 쑥덕대고 키스하고 남자가 여자 치마에 손 넣어 다리며 엉덩이를 만지는 짓을 했다. 그러던 중 B가 자신의 스케줄을 마치고 카페에 있던 우리에 합류했는데, 그 커플의 여자가 B를 보더니 깜짝 놀라며 또 남자에게 수군수군. 들리는 말은, "난 저... 인줄 알았어...". 그러며 나를 하염없이 쳐다보는데 아주 부담스럽고 불쾌했다. 그것들의 행동에 대해 한참 생각해봤는데, 교양 없고 역겨운 것은 둘째 치고, "과시"와 "치기"가 아니었을까. 우리 부부야 B가 동행하지 않는 이상 늙은 비혼 남녀 커플인지, 돌싱 커플인지, 불륜인지 알 수 없는 결혼 14년 차 부부인데, 그런 우리 앞에서 이십 대 그들이 자신들의 사랑이 더 "낫다"고 생각하며 과시한 게 아닐까.
주말 한낮의 동네 아티제에서는 여자와 나란히 앉은 남자가 여자의 바지 지퍼를 열고 한참 팬티에 얼굴을 대고 있는 꼴도 봤다. 그러고는 남자가 코를 비볐다. 그 옆 테이블에는 갓난아기와 부모가 썩은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또 어느 여름날에는 아티제 한쪽 벽에 붙은 긴 소파에 우리 가족이 앉아있었고 바로 옆 테이블에 한 커플이 와서 앉았는데, 앉자마자 여자가 신발을 벗고 소파에 누워 남자의 사타구니에 얼굴을 묻었다. 공공장소에서, 빵집에서. 그 자리에 B도 함께 있었고 B가 그 꼴을 다 봤다. 내가 노려보고 눈치를 줘도 나와는 눈도 마주치지 않고 세상에 둘 뿐인양 계속 그렇게 누워서 비벼댔다.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그들이 우리 가족을 내보내려 일부러 그런 이상 행동을 한 것인지, 아니면 내가 시대 흐름에 뒤처져 현대 다수의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행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인지 정말 모르겠다. 아니면 내가, 우리 부부가, 우리 가족이 그런 사람들이 타겟을 삼아 놀리고 따돌리고 내쫓고싶은 모양새인 것일까. 내가 알 수 있는건, 내 눈에 어려보이고 사나워보이고 비혼으로 보이는 그 사람들이 자신들만의 어떠한 성적 행위를 하며 불특정 다수에게 경쟁의식을 느껴 과시하기를 즐기는 것이거나, 둘만의 장소-개인 소유 차, 집, 혹은 호텔비-가 없을 것이라는 것뿐.

<진주조개잡이>의 악몽이 떠오른다.




by songc | 2017/12/09 05:09 | SongC today!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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