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123


5촌 이모가 B에게 크리스마스 선물한 레고 스타워즈.








마음에 드는 기증처는 아니지만, 여전히 정기적으로 아름다운 가게에 기증하고 있다.
이번에는 B가 자신의 장난감도 기증하겠다고 나섰다. 약 5~6년 전 구입한 플라스틱 케잌 세트. 부품 한 개 잃어버린 것 없이 B가 아끼며 소중하게 가지고 놀던 것, 또 다른 귀한 어린이의 손에 전해지기를.












국내 와인 매장에서 발견한 oneglass.








내가 이 추억의 친구들을 수집하느라 몇 장의 팬케잌을 먹었는지 모른다.
1, 2차, 두 차례에 걸쳐 나의 그가 아침 일찍 맥모닝 해피밀을 사다 날랐다. 패스트 푸드 먹으면 죽는 줄 알던 나의 그가 수고했다.








오늘, 올해 첫 연주로 임동혁 연주를 들었다.
곡 해석도 감정 전달도 매우 훌륭했지만, 미스 터치가 너무 많아 거슬렸다. 잘 나가다 찬물 끼얹는 듯한 잔 실수들. 때때로 뻔뻔하리만치 잘 감춰진 실수들. 영리한 사람임은 틀림없다. 앵콜 연주가 가장 나았다. 연주자 입장에서 매우 아쉬울 듯한 오늘 리사이틀이었다. 사인회에서 임동혁은 말도 인사도 한마디 없이 기계처럼 재빨리 사인만 했다.
오늘도 관객분들은 연주자의 연주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에도 마치 경쟁하듯 서둘러 박수를 쳐댔고-내 감상을 방해했고, 오리털 파카에 짧은 머리카락을 자글자글 문질러대며 소음을 냈고, 사진 찍지 말라는 경고에도 몰래 무대며 자신의 못난 얼굴을 찍어대기에 바빴다. 내 앞의 애아버지가 자기 아들과 찍으려던 사진 한가운데에는 내 얼굴이 보름달처럼 둥실 비쳤다.

오페라극장 대한음악사 자리에 문을 연 the clef라는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때 웠 다". 예약을 했으니 망정이지, 대기자 리스트조차 없는 구멍가게에 내가 식사하는 도중에만 약 백여 명의 사람들이 빈자리를 찾아 업장에 헛걸음했다. 연기자 독고영재도 헛걸음했다. 계산과 주문, 서빙, 대기자 응대를 하는 등의 직원 업무 분담이 전혀 되어있지 않아 업장은 시장통이었다. 스테이크는 예술의 전당 내 벨리니나 모차르트와 똑같은 맛이었고, 플레이팅도 같은 조리사가 한 것인 듯 거의 같았다. 그 외 메뉴는 다 맥주 안주였다.
우리 가족이 식사를 마치고 의자에서 일어나 외투를 걸치고 짐을 챙기는 동안, 아주머니 두 명이 아직 치우지도 않은 우리 테이블에 밀치고 들어와 의자에 앉았다. 우리 가족은 그 여자들 몸에 딱 붙어 옷을 입고 가방을 챙겨 쫓겨나듯 자리를 피해야 했다. 참을 수 없는 무식과 뻔뻔함. 그렇게 늙지 말아야지.
이로써 예술의 전당 내 레스토랑은 이제 더는 시도할 곳도, 갈 곳도 없음을 확인했다.





B가 7월 초, 홈스쿨링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처 음 으 로" B가 다니던 초등학교에서 나에게 전화를 했다. B의 -그 문제의- 전 담임 선생도 아닌, 보직을 맡아 나에게 전화해야 할 의무를 지닌 한 교사가 우리 B가 홈스쿨링을 시작한 이후 "처 음 으 로 고 맙 게 도" 전화를 "해 주 었 다"! B의 근황을 물으며, 요즘 매스컴에서 시끄러워 전화했다고, 전화 한 이유를 밝히더라. 참...
-몇몇 패륜 범죄자들이 입에 담아 최근 기사 면면을 자극적으로 장식한 term, homeschooling이 이런 효과를 불렀다. 이 나라가 이렇지. 그 범죄자들이 홈스쿨링이라는 텀을 입에 담았고, 자식을 방치, 학대했고, 죽였으니, 이제 이 나라에서 홈스쿨링을 또 얼마나 색안경을 끼고 볼까-
뭐 궁금한 것 있으면 질문하라기에, 새학기마다 교과서를 받을 수 있느냐고 물으니, 제도적으로 보장된 것은 없지만, 교과서가 필요하면 여분을 제공할 수 있으니 와서 받아가라고 했다. 내가 홈스쿨링을 준비하며 읽은 책들에 의하면, 미국에서는 홈스쿨링하는 아이들에게 제도적으로 교과서를 지급하며, 학교 도서실과 과학실 사용을 보장한다고 하던데, 대한민국은 언제쯤 그런 배려가 이루어질까. 우리 아이가 홈스쿨링하며 가장 아쉬운 것이 과학 실험이다. 가정에서 의욕만 가지고는 시도할 수 없는 과학 실험을 학교 과학실에서 할 수 있게 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정말이지 경기도 교육청이든, 일간지 기자든, 누구든, 나에게 어떻게, 왜 아이를 홈스쿨링할 용단을 내렸는지 물어봐주면 좋겠다. 같은 학교에서 1~2학년을 행복하게 다니고, 학급 임원을 하고, 성적도 좋고, 아이들에게 인기 많고, 제도권에 저 스스로 알아서 잘 적응한 아이를 3학년 7월에 홈스쿨링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문제의 담임교사였음을, 대한민국 경기도 혁신학교의 한 교사였음을 만천하에 밝히고 싶다.

이곳 학부모들 골치 아파서 다른 학교로 옮기겠다고 큰 소리로 떠들고, 학부모를 막대하고 싸우고, B의 엄마인 내가 자기 뜻대로 움직이지 않자 B를 따돌리고, 남학생들을 발로 차고, 분필을 아이들 이마에 조준해 던지기를 즐기고, 아이들 말은 믿으면 안 된다고 떠들던 대한민국 경기도 무늬만 혁신학교의 무늬만 교사.
반 전체 아이들에게 사탕을 나눠주며 단 한 명, B에게만은 주지 않았던 교사. 개인 사정이 있어 현장 학습(소풍)에 참여하지 않았던 다음 날, 예고도 없이 교실 내 짝꿍을 바꾸며 현장 학습에서 친해진 친구들끼리 앉으라고 상황을 인위적으로 만들어가며 B를 따돌린 교사. 모범 어린이를 뽑는다며 인기 투표를 하게 해놓고, 최다 득표자인 B를 내치고 다른 아이에게 모범어린이상을 안긴 교사 -혁신 학교라는 곳에서 인기 투표로 "모범 어린이"를 뽑는다는 것도 참 웃기다. 모범이라는 타이틀이 아닌 "인기 어린이"라는 타이틀은 뭔가 부족했던 것일까.
두 달의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과 폭력 끝에 B의 부모인 우리가 항의하자, B는 크게 될 아이이고, 크게 될 아이는 하늘이 시련을 준다며-자기가 하늘이라며- 헛소리를 한 교사. B가 홈스쿨링을 할 것이라는 말에 벌벌 떨며, 자기 때문이냐고 묻던 대한민국 교육자.

우리 부부는 한 학기에 한 번씩 있는 정기 상담과 공개 수업 일이 아니면 절대 학교에 선생님을 찾아가지도, 전화하지도 않는 사람들이었다. 학부모로서 교권을 침범하지 않으려는 의도였고, 학교는 아이가 다니는 것이지, 부모가 학교에서 설치면 우리 아이 꼴만 우스워진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 신념은 아직도 변함없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그 선생이 나를 만나고 싶다며 오라 가라 했던 명령에 따를 수 없었고, 따르기 싫었다. 또,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몇 달을 참고 참다 이메일로, 문자로, 선생의 언행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묻고, 또 한 차례 찾아가 항의한 행동은, 우리 부부에게 있어서는 매우 큰 행위이자 시도였다.
그 선생과 오간 이메일과 문자, 상담 녹취는 영구 보관하려고 한다. 내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다.




by songc | 2016/01/24 05:52 | SongC today!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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