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 25일
20151025




乙未年 丙戌月 壬申日 辛亥時, 중년이 십일 년 결혼 생활 사상 두 번째로 큰 사고를 저질렀다. 예전에 언급한 적 있는 그 -중요한- 거울을 깨뜨린 것이다.
바닥에 내려 벽에 기대어 놓은 상태의 그 거울을 실수로 치고 지나가는 바람에 거울이 넘어져 칼날 같은 무서운 모양으로 산산이 조각나버렸다. 거울이 넘어지며 스칠 정도의 거리에 내가 등을 돌리고 앉아 있었으니, 하마터면 내 등과 머리가 세로 일 미터 길이의, 무게 십 킬로그램이 넘는 그 거울을 고스란히 뒤집어 쓸 뻔했다. 그랬다면 나는 지금 등을 몇백 바늘 꿰매고 머리나 척추가 ㅇㅇ이 되어 병원에 입원 중이겠지.
내가 B보다 어렸을 때 부모님과 함께 구입해 엄마의 젊은 시절을 비추고, 우리 다섯 식구를 비추고, 우리 부부를 비추고, 태아 B를 비추고, B의 커가는 모습을 비추던 그 거울은 이제 없다.


지난주였나, 중년이 식기세척기에 넣다가 -언제나처럼- 손의 힘 조절을 잘못해서 깨뜨린 Karel Capek.
내가 시킨 적 없는 설거지나 손수 식기를 세척기에 넣는 짓은 제발 참아주길!


식사 준비하느라 늘 소스 팬 한두 개와 조림용 작은 웍 한 개는 나와 있다. 오늘 가을맞이 기분 전환하려 호박과 사과를 꺼내고, 사용하던 노란 타원과 꽃 모양 소스 팬을 넣었다. 작은 웍도 넣고, 대신 빨간 하트를 꺼냈다.


오랜만에 니베아.
# by | 2015/10/25 23:00 | SongC today! | 트랙백 | 덧글(7)
거울이 다 똑같은 거울이 아니거든요.
중년만 몰라요, 이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