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18










G. Bizet, <Les pêcheurs de perles> 관람.
Leïla역의 홍주영은 오늘도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소프라노 홍주영의 노래를 듣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이다. 나는 그의 곱고 탄력 있는 목소리가 참 좋다. 연기도 나무랄 데가 없다. <La-Bohème>에서도 그 높은 곳에서 노래하더니, 오늘은 심지어 난간도 없는 높은 곳에 서서 노래했다. 무대 의상인 스커트의 허리둘레가 커 보였고, 그래서인지 연기 도중 자꾸 스커트의 허리 부분을 추켜올리는 것이 안타까웠다.
Nadir역의 Jesus Leon은 감정 전달은 뛰어났으나 고음 처리가 불안해서 손에 땀을 쥐고(!) 들었다. Zurga역의 제상철의 노래도 좋았지만, 다른 날의 바리톤 공병우의 노래는 또 얼마나 좋았을지. 놓쳐서 아쉽다.
좌우지간 노래 잘하는 소프라노 홍주영과 바리톤 공병우 화이팅!



오늘 예술의 전당 오페라 하우스 1층 x블록 1열에서 아주 충격적인 일을 당했다.

우리 가족이 나란히 앉은 근처에 한 쌍의 남녀가 앉았다. 1막이 끝나고 인터미션이 시작되자 그 남녀는 마치 철봉을 허리로 감싸고 몸을 접듯 오케스트라석 낮은 벽에 허리를 기대고 엉덩이를 관객 쪽으로 두었다. 나의 그는 자리를 비운 상태였고 나는 B와 대화 중이었는데, 무심코 같은 방향에 있는 그들의 행동을 보다가 나는 그만 그 여자의 팬티를 보고 말았다. 그때 처음 봤는데, 그 여자는 헌 옷 수거함에서 사이즈 안 맞는 아무것이나 주워 입었는지 원피스라 부르기도 민망한 윗도리 한 장을 입고 있었고, 속바지를 입고 있지 않았다. 그래서 팬티가 허리까지 다 보였다. 그 꼴에 너무 놀란 순간, 나는 들숨을 컥 들이켠 채 몇 초 동안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인터미션이 끝나는 종이 칠 때쯤 나는 나의 그에게 물을 것이 있어 한 쪽으로 고개를 돌렸는데, 그 여자는 한쪽 다리를 옆자리 남자의 다리에 올린 채 100도가량 다리를 벌리고 있었고, 남자는 한 손으로 그 여자의 사타구니를 -말 그대로- 주무르고 있었다. 그 꼴을 보고 나도 모르게 외마디 비명을 지르니 나의 그가 내 표정과 소리에 놀라 그 남녀를 쳐다보았고, 나의 그도 너무 놀라 할 말을 잊었다. B가 볼까 봐 막고 가리기 바빴다.

1막 중에는 그 여자가 자꾸 의자를 들썩거리는 진동을 느꼈고, 다리를 오케스트라석에 뻗다가 꼬다가 쉬지 않고 움직이던 것이 보였던 터라 '에티켓을 모르는 무식한'이라 여기고 말았는데, 인터미션 중 그 꼴을 보고 나니 2~3막 중에는 그들의 행동이, 쳐다보지 않아도 내 시각에 다 들어오더라. 몰랐을 뿐, 그들은 1막 중에도 계속 그래 왔던 것이다.

지난 <주몽> 공연에서도 내 옆에 앉아 오케스트라석에 다리를 뻗고 벽에 신발 자국을 남긴 여자가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옷차림이나, 어쩔 수 없이 다리를 그렇게 꼬는 습관이나, 여러 모습과 행위로 봤을 때 분명 동일 인물인 듯하다. 그때도 정말 큰 충격을 받았던 터라 우리 부부는 그 인물을 기억하고 있다. 
B가 1열을 좋아해서 몇 번이나 앉았었는데, 앞으로 1열은 사지 말아야겠다. 그리고 되도록 좌석을 네 개를 사야겠다. 국립오페라단의 공연은 대개 비싸지는 않으니 그것도 한 방법이겠다. 오늘도 언제나처럼, "언니, 여기 사람 안 온다. 이리 와 앉아!"라고 고함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설명하면 알아듣겠지.

오늘 나는 high culture의 집결지인 예술의 전당에서, 그리고 오페라 하우스에서 분변과 토사물을 본 것만 같아 괴롭다. 사회 구성원들의 자존감은 다 어디로 사라지고, 더불어 사는 사람들이 지니곤 하던 virtue는 다 어디로 사라졌나.





by songc | 2015/10/19 04:41 | SongC today! | 트랙백 | 핑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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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15/10/19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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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15/10/19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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