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912






피아니스트 김정원의 Schubert Sonata 연주. 오늘은 D566, D575 & D845. 학교에서 아이들 가르치고, 거의 매달 연주가 있고, 자기 연습도 해야 하고, 또 생활도 해야 할 텐데, 도대체 1분 1초를 어떻게 쓰는 사람인지 참 궁금하다. 체력이 따라주는 것이 다행일 듯.
오늘 연주에서는 2층 오른편에 앉은 한 남자 어린이가 끊임없이 떠들고 큰 소리로 괴성을 내는 탓에 연주자도 관객도 순간 집중이 흐트러졌다. 연주자의 손은커녕 얼굴도 거의 보이지 않는 자리에 앉아서는, 음악에 큰 관심 없는 어린이가 지루하기도 했겠지?! 그 아이 근처 한 여성 관객은 가방의 여밈 자석을 여닫으며 중요한 순간에 큰 소음을 냈는데, 여러 사람들이 그 아이와 여성 관객 노려보는 것이 웃겼다. 자유롭게 내지르며 기침하는 무례한도 몇 있었다. 참기 괴로웠다.
연주 후 사인회를 기다리며 줄을 서 있는데 임동혁으로 보이는 사람이 시선을 피하며 지나갔다. 전보다 살이 빠지고 머리를 짧게 자른 모습이었다. 그 자리에 있는 피아노 팬이라면 임동혁을 알아봤을 법한데 아무도 알아보는 이가 없는 듯했다. 내가 잘못 본 걸까.

토요일인 오늘, 집에서 예술의 전당까지 두 시간 이상 걸렸다.

B는 요즘 Mozart K310과 Haydn Hob XVI 37을 친다.




허브와 차에 관한 책을 읽고서 허브와 차 박사(?)가 되어버린 B.
내가 손 설거지가 귀찮아 워셔에 넣을 마음으로 찻잔이 아닌 머그에 차를 우려 마시면, 소서도 없이 머그에 차를 마신다며 잔소리를 한다. 내 습관대로 왼손으로 머그를 들고 마시면, 차는 오른손으로 들고 마시는 것이라며 잔소리를 해댄다. 베르가못은 무슨 색깔에 어떤 모양이며, 히비스커스는 어떤 특징이 있는 식물인지 혼자 막 설명한다.
언제쯤 아가가 커서 우리 부부와 함께 차를 마실 수 있을까 늘 궁금했었는데, 요즘 B는 엄마 아빠와 함께 둘러앉아 카페인 없는 차를 마시곤 한다. 많이 컸다.








"as told by Christian"이라는 부제로 "Grey" series 신간이 나왔대서 오늘 10불이나 주고 구입했다. 나왔으니 읽어줘야지.
내 머릿속 주인공들의 모습에 못 미치는 영화 주인공들의 모습에 실망이 컸다. 그레이는 너무 공부 못 하게 생겨서 실망했고 아나는 더 자신만만하고 자존감이 높았어야 했다. 결국 Matt Bomer and Alexis Bledel이었어야!

며칠 전 신문 전면 광고에 김광석의 미공개 곡이 실렸다. 김광석을 생각하면 늘 내 시간도 그의 나이도 방향을 잃는다. 늘 아저씨 같던 김광석은, 중년의 나이가 아닌, 실은 지금의 나보다도 더 젊었을 때 죽었다. 김현식도 지금의 나보다 더 젊은 30대 초반에 죽었다. 중학생 때 처음 읽고 놀랐던 이상은, "어린 남자"의 상태로 20대 중반에 죽었다. 그들은 항상 그대로인데 나만 "늙어지고" 있다.

사노 요코(佐野洋子)가 밝힌 그의 성격이 내 성격과 매우 비슷해 놀랐다. 나도 그렇게 늙게 될는지도 모르겠다.




by songc | 2015/09/13 05:47 | SongC today! | 트랙백 | 덧글(2)

Commented at 2015/09/15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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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15/09/16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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