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808






어느 게으른 주부의 냉장고 안에서 싹이 나 쭈글쭈글해진 당근을 텃밭에 심었더니 이렇게 꽃이 피었다.
쉽게 볼 수 없는, 난생처음 본 당근 꽃.








맷돌 호박 모종을 몇 개나 심었는데! 제대로 늙은 호박이 될 열매는 세 개뿐이다!
늙은 호박 세 개 얻으면 전부 다 호박죽 해먹어야지. 내가 싫어하는 강낭콩이나 팥은 넣지 않고, 찹쌀 새알심만 잔뜩 넣고.
애호박 모종은 튼실한 애호박 대여섯 개를 우리 가족에게 남기고 떠났다.




앞뜰의 거대한 사마귀







이곳 전원주택에서 오늘로써 딱 삼 년 살았다. 전원생활에 대한 로망은 끝났다. 다 해소됐다.
주택에서의 생활은 특히 어떤 이웃을 만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 나는 아파트에서나 주택에서나 이웃 복이 없는데, 지금 옆집의 사람들은 가정집에서 숙박업을 하는 게 아닐까 의심스러울 정도로 평일과 주말 밤낮 가리지 않고 자동차 석 대 분의 사람들을 몰고 와 시끄럽게 떠든다. 늘 차가 다른 것으로 봐서 늘 오는 사람들이 다시 오는 건 아닌 듯하다. 옆집 부부의 여섯 살쯤 된 아이는 밤낮 가리지 않고 마당에 나와 비명을 질러대는데, 자식을 갖게 된 이후로 어린이 존재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을 지니게 된 나로서도 더는 참을 수 없을 정도이다. 내가 사는 이 주택 단지에서 가장 시끄럽고 에티켓 없는 가정이 바로 옆집이다. 이 단지 물도 다 흐렸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을 최고의 미덕으로 삼고, 남에게 피해받는 것을 최악의 경우로 여기고 사는 나로서는 너무 참기 힘든 이웃이다.




by songc | 2015/08/09 01:29 | SongC today! | 트랙백 | 핑백(1)

Linked at SongC : 20190718 at 2019/07/19 04:15

... 방사형 하얀색 꽃은 바로바로 당근꽃. 전원생활을 사 년간 한 나는 위 다발을 보고는 아주 잠깐 당근꽃 따위를 왜 돈 받고 팔까 의아했다. 전원생활을 하는 거의 모든 가정에서는 식탁에 오르는 푸성귀를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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