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419






오늘, W. A. Mozart, <Die Entführung aus dem Serail> 관람.
김기찬과 서활란의 노래가 너무나 듣고 싶었지만, 사정상 이렇게 되었다.
도무지 연출 의도를 알 수 없는, '요즘 옷'을 입은 여섯 명의 '연기자'들이 시작부터 끝까지 내 집중력을 해쳤다. 내가 좋아하는 서곡조차 제대로 감상할 수 없었다! 막이 오르기 전, 막의 전면에 비친 영상 속 펜대가 본 오페라의 제목을 독문, 국문, 영문 순으로 수차례 빠른 속도로 반복해 썼고, 그 와중에 서곡이 연주되었고, 여섯 명의 현대 의상을 입은 젊은 연기자들이 오케스트라석 앞에 모여 섰다. 난 영상 속 펜 놀림에 무슨 의도가 있나 의심하며 막을 주시했고, 귀로는 서곡을 좇았고, 갑자기 나타난 연기자들의 의도를 읽고자 정신없었다. B는, 에티켓 모르는 무례한 관객 무리가 무대 앞으로 뛰어나간 것으로 착각했단다. 난 그때까지만 해도 그 연기자들의 등장을 우리, 관객들의 시선을 무대로 이끌려는 신선한 의도로 보았는데, 그 무리는 곧 무대 위로 올라가 연기하기 시작했다. 또 난 그때까지만 해도 극 중 인물들의 내면을 현대 인물로 표현하려는 신선한 의도로 보았는데, 두고 보니 이도 저도 아니었다. 그 여섯 명의 연기자들은 작품 내내 관객의 시야를 가리고, 시선을 분산시키고, 집중력을 흐트러뜨렸다. 결국, 아주 '잡종스러운' 작품이 되어 버렸다.
블론데 역의 강혜정과 오스민 역의 오재석의 능청스러운 연기와 노래가 좋았고, 나의 그가 실내 인테리어에 응용해도 좋을 것 같다고 한 무대 위 파사드도 아름다웠다.
비 오는 날의 CJ 토월극장은, 우산을 감싼 비닐이 수백 명의 발밑에서 탬버린 친 날. 시작부터 끝까지 발로 비닐을 챡챡 밟아대며 박자 맞추는 사람들은 도대체 뭔가. 올해 내가 본 최대 무리의 기침 환자들은 또 뭐고. 제발 나의 몇 안 되는 즐거움을 망치지 말아주세요.








앞뜰에서 캐온, 아니 뒤뜰에서 잘라온 고운 원추리 새순이 한 바구니가 가득 차고도 남았다.
이렇게 무쳐놓으면 아작아작 아주 맛있다.
앞뜰과 뒤뜰의 원추리를 교대로 잘라 먹는 요즘.



오늘 간식




by songc | 2015/04/20 02:30 | SongC today! | 트랙백 | 덧글(2)

Commented by 주연 at 2015/04/20 09:11
맛나지요. 원추리나물요.
정원생활을 하시는것이 부럽습니다.
Commented by songc at 2015/04/20 23:40
잘 몰라 실수 연발이지만, 나물 직접 캐 먹고, 텃밭 가꾸는 재미가 좋아요.
몇 년 안에 서울로 돌아가야만 하는 '학부모 처지'만 잠시 잊는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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