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12






지난주,  <Eugene Onegin> 관람.
콘서트 오페라는 처음이었다.
무대를 대신하고도 남을 서울시향의 연주가 좋았다. 고마울 정도로 좋았다.
오페라와 발레를 볼 때마다 서울시향 수준의 연주를 들을 수만 있다면, 난 화려한 무대건 장치건 다 포기하겠다.
B가 초등학생이 되면서, B가 클라식 콘서트를 볼 수 있는 나이가 되면서부터 약 칠 년간 포기했던 내 취미를 다시 찾게 되었다. 아직도 멀었지만, 그래도 핏덩이 껴안고 종일 버티던 그때보다는 숨통이 트인다.

영화는, 아이가 극장에서 영화를 볼 수 있게 되면서부터 난 전체관람가 영화를 그 언제보다 더 자주 보게 되었다. 개봉작의 반 이상을 다 챙겨 보고, 시네 큐브에서, 지금은 이름이 바뀐 시네마텍에서 망중한을 즐기던 십여 년 전과 같은 상황은 다시는 오지 않을 것 같다.
나에게 영화 보기란, 극장에서 영화를 제대로 보는 것. 극장에서 영화 보기는, 내 인생 어느 시점에, 어떤 냄새가 나던 어느 계절에, 누구와, 어느 도시의 어느 극장에서, 어떤 감정으로 봤는지를 아로새긴, 시공간과 감을 보관한 타임캡슐 같다. 무료할 때 pooq이나 hoppin으로 보는 영화는 심심풀이일 뿐이다.

자격지심에 절어있는 그 아주머니는 여전하다. 없으면서 있는 척, 없는 거 다 보이는데도 많이 가진 척,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고, 매번 하는 말이 다르고, 허풍에, 가식에, 척에, 날이 갈수록 가관이다. 촌년에게 촌이 세상 전부인 양 우물 안 개구리인 것 모르고. 불쌍하게 여기자고 생각하다가도 거의 병적으로 퍼붓듯 하는 자기변명을 참고 참고 삼십 분 넘게 듣고 있자면, 구역질이 날 정도이다. 피하는 게 상책이라 요즘은 아예 상대를 안 하려 한다. 척하는 사람들 정말 역겹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말이 딱 맞다.

올해도 남녀차별하는 여성을 또 발견하고야 말았다. 딸 보다는 아들인 사람, 딸의 안녕보다는 아들의 안녕이 우선인 사람, 아프려면 아들보다는 딸이 아파야 한다는 사람, 딸도 아닌 아들이 아프니 더 슬프다는 사람. 그런 무서운 사람들은 자기 아들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고 집착하는 경향이 있더라. 그런 가치관과 성향은 못 배워 무식해서 그런 것 같지만, 적어도 최근 내가 보기엔 학력과도 관련이 없다. 학력이나 교양보다는 그들 부모의 양육 태도와 가풍에 의한 코딩인듯하다. 그런 사람들의 딸들이 불쌍하다. 그런 사람들의 며느리 자리들이 불쌍하다.

지난주, 우리 부부의 결혼 십 주년 기념일이 있었고, B의 발표는 성공적(!)으로 끝났다. 
올해 발견한 신예 작가, 최지월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by songc | 2014/12/13 03:47 | SongC today! | 트랙백 | 핑백(1) | 덧글(3)

Linked at SongC : 20171209 at 2017/12/10 07:42

... lt;Turandot&gt;와 겨울, Giovanna Casolla 열연의 &lt;투란도트&gt;에 이은 우리 가족의 세 번째 &lt;투란도트&gt;. 반갑고 고마운 콘서트 오페라 형식. B가 &lt;Lohengrin&gt;에서 듣고 반한 소프라노 서선영이 "류"로, 테너 박성규가 "칼라프"로 출연해 훌륭한 노래를 들려주었다. 서선영은 ... more

Commented at 2014/12/27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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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14/12/27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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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14/12/27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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