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03월 19일
20140318

작년 식목일에 심은, 꽃이 진 후엔 뿌리가 죽었나 살았나 알 수 없던 다포딜이 싹을 틔웠다! 참 신기하고 경이롭다. 재작년, 이사 오자마자 심은 국화 몇 뿌리도 월동에 성공해 작년 가을엔 두세 배 커졌었다. 올가을엔 얼마나 더 풍성해질까.
오늘 처음으로 흰 머리를 한 올 발견했다. 아. 뽑아놓고 한참 쳐다봤다.
작년 이맘때, B를 처음 학교에 보내며 마음 졸이고 긴장했던 나는 이제 없다.고나 할 수 있나 없을까. 학부모로서 한 해 살아봤다고, 작년 학기 초보다는 훨씬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1학년, 한 해를 무던히 잘 보낸 우리 아이에 대한 믿음 덕분이기도 하다.
이제 곧 학부모 반 모임도 시작될 텐데, 그 모임은 작년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어디 모여서 대화라 할 수 없는 말들을 하다가 69년으로 시작해 70, 71~ 83까지 자신의 탄생 해에 '거수'해 자신의 나이를 같은 반 아줌마들 모두에게 밝힌다. 밝히기 싫어도 해야 하는 '강제'다. 교육청에서 금지하는 단체 연락처 나눔을 하고, 아이당 몇만 원씩 회비(?)를 걷는다. 이것도 동참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강제'다. 그 회비는 도대체 아이들에게 왜 먹여야 하는지 알 수 없는 과자, 초컬릿, 소시지, 아이스크림과 음료 등을 구입하는 데에 쓰인다.
그러다 운동회가 다가오면 대장 아줌마가 누가 김밥을 쌀지, 누가 치킨을 시킬지 등을 명령하고, 심지어는 무슨 도시락에 담아오라고까지 주문한다. 따르지 않으면, "그 엄마 너무 &@하다."며 자기감정이 마치 정의인양 주변 아줌마들한테 떠벌인다. 그 말을 들은 주변 아줌마들은 대장 아줌마의 주관적인 감정이 마치 사실인 양, "그 엄마 너무 &@하다."며 그것을 그대로 소문낸다.
such a big mouth는 꼭 권력욕도 강한데, 그래서 더 문제다. 그리고 그런 이들의 자식들도 꼭 그 부모와 성향이 같아서, 학급에서도 자기가 선생님인 양 동료들의 잘잘못을 가리고, 혼내는 등 주제 넘게 설쳐 꼴불견이다.
국립오페라단의 <Don Giovanni>
다행히 무대 사고가 난 날은 아니었다.
심볼릭 장치와 현대적인 무대가 인상적이었다. 사과가 아닌 체리여도 괜찮았을 것이다. 도상학적으로다가. 지난 <La Boheme>에서 처음 듣고 반한 소프라노 홍주영의 노래는, 역시 기대한 만큼 좋았다.
# by | 2014/03/19 02:08 | SongC today! | 트랙백 | 핑백(3) | 덧글(2)
... 열흘 전 싹을 틔운 다포딜의 오늘 아침 모습. 오후에 이렇게 폈다. ... more
... 우리 부부의 LC3에 누워서 징징 짜며 눈물 묻히고 과자 가루 흩뿌리는데도 주의를 주기는커녕, 사랑스럽다는 듯 미소만 짓고 있는 그 부모들은 뭔가. 2013년 봄에 심은 다포딜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빼꼼 싹을 틔웠다! 죽지 않고 살아줘서 고맙다고 큰 소리로 인사했다. 몇 뿌리 더 늘어난 것 같다. ... more
... 여할 수 없었던 것은 당연하다. 매년 반복되는 일이다.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믿음을 가진 학부모가 또 대다수라, 소외당하는 소수를 위한 제도 정비는 안중에도 없고, 불법 찬조금 모금이나 문제 교사를 윗선에 신고하는 용감하고 정의로운 -나로서는 고마운-학부모를 손가락질한다.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 그 대다수 학부모는 '자기들의 학교 ... more
바보같은 애들이 어디서 따시키는 법은 배우나 했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