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126


가는 시간에 끌려가다시피 사는 요즘. 정신 차릴 새도 없이 밤이 되고 아침이 된다. B가 학교에 입학한 이후로 줄곧 마음이 바쁘긴 했지만, 요즘은 특히 더 그렇다. 시간은 잘도 가서 다음 주면 나와 나의 그가 혼인한 지 9년 된다. 혼인 9주년 기념인지, 구매한 지 9년 된 우리 집 냉장고는 보름 전부터 굉음을 내기 시작했다. 냉장고 온도를 낮추는 모터가 돌아갈 때마다 굉음 소음 뱅, 냉장고 문을 열면 드그득득득거리며 멈춘다.
그리고 4주 후면 B의 1학년 2학기가 끝난다. 벌써. 드디어! 기쁜 일도, 슬픈 일도, 사건, 사고도 잦았던 B의 1학년. 최근 이슈는, 학교의 한 선생님이 자꾸 B의 이름-만-을 제대로 부르지 않고 비슷한 발음의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다. 마치 '지영'이라는 아이를 '지렁이'라고 부르듯. 올해 초, 입학 때부터 B가 얘기해 알고 있었는데, 나아질 것이라 믿었던 그 선생님은 지독하게 꾸준하고, B도 이제 그런 그 선생님의 언행을 더는 못 참겠단다. 그 선생님이 학교에 없었으면 좋겠다며 너무 속상해 한다. 이외에도 그 선생님의 언행에는 문제가 많아 이제 엄마인 내가 나서야 할 때다. 뭣같은 이 세상에 학교만이라도 그곳에 속한 사람들을 좀 편하게 해줄 수 없는지, 원망스럽다. 믿고 다니고, 맡기고, 누릴 수 있는 곳이어야 하는데.
이곳으로 이사 오기 전, 한강이 보이는 '우리 집'에서 나의 그가 B에게 N.EX.T의 <날아라 병아리>를 기타 치며 불러준 적이 있다. B는 그 노래를 가리켜 '슬픈 노래'라고 했었다. 며칠 전부터 갑자기 B는 아빠에게 '그 노래'를 다시 불러달라고 했고, 오늘 나의 그가 다시 불러 주었다. B는 '그 노래'를 들으며 울었다. 그리고 밤이 되어 잠자리에 들고난 이십 분 뒤 엉엉 울면서 다시 일어나 '그 노래'가 자꾸 생각나 슬프다고 했다.
 



아플 때나 추운 계절에 만나는 흰곰.




by songc | 2013/11/26 23:48 | SongC today! | 트랙백 | 덧글(2)

Commented at 2013/11/27 11:1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13/11/28 22:54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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