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504


번쩍물이라 부른다, B는.







오늘 쇼핑가서 다시금 느낀 점, 한국 다수의 젊은 여성들이 추구하는 정형화된 미라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존재하며 내 눈에는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다는 것. 옷도, 헤어도, 화장도 남과 같아야만 하는 것은 자존감이 낮아서일까, 개성이 없어서일까. 멀리서 보면 누가 누군지 알아볼 수도 없을 정도. 또 그런 사람들의 대부분은 공공장소에서의 에티켓도 사람에 대한 예의도 없는데, 그래야 쿨해보인다고 착각하고 일부러 그러는 것인지, 원래 싸가지가 없는 것인지 모르겠다.

B의 위시 리스트를 확인하고, B로 하여금 직접 장난감을 살펴본 후 구입하게 하려고 완구 매장에 갔다. 우리 가족이 갈 때마다 거의 달려들다시피 하는 완구 매장의 직원 한 명은 다른 때보다 더한 호객 행위를 했다. B가 이미 조사해서 정해놓은 제품을 직접 보고 구입하려 간 것인데, 자기가 담당 판매하는 브랜드의 동종 제품만을 막무가내로 들이대고, B가 구입하려 정해놓은 제품의 기능을 축소, 은폐하기까지. 결국 내가 "우리 아이가 원하는 걸 사줄거거든요!"라고 말해야 했다. B는 그토록 바라던 장난감을 두 개나 선물 받고서도 "그 아주머니 때문에 기분이 이상하다(안 좋다)"며 한동안 불쾌해했다. 내 눈에도 이상해보이던 그 호객 행위는, 아이 눈에는 더욱 이상하고 두려운 상황으로 보였을 것이다.

백화점 와인 매장도, 완구 매장도, 백화점 직원이 아닌 브랜드에서 고용한 직원들이 모여있는 곳이라서, 자기 회사에서 취급하는 제품만 추천하고 강요한다. 와인 매장이나 완구 매장에서 서로 다른 회사의 상품 다섯 개에 대해 궁금하다면, 다섯 명의 직원들을 애써 찾아 물어봐야 한다. 불편한 현실.




by songc | 2012/05/05 03:02 | SongC today! | 트랙백 | 덧글(14)

Commented by 제이 at 2012/05/05 04:30
B가 놀랐겠어요. 아이가 싫어할 정도로 호객행위를 하다니 접객태도가 별로네요. ㅠㅠ
포스팅과 상관없는 내용이지만 5월말에 로얄코펜하겐 전시회가 있대요. 장인들 초청인듯하니 B와 함께 구경하세요. (저번 에르메스전시회와 비슷하면 분야별 수작업을 차근히 볼수있고 질문도 자유롭게 하는 친근.친절한 분위기라 B처럼 관찰력 있는 아이면 좋아하지싶어서요^^)

Commented by SvaraDeva at 2012/05/05 07:04
읏 에르메스 전시회가 있었나보네요. 아 아깝다. 가죽공예 관심이 생겨서 이것 저것 만들어보는 중이었는데, 봤으면 재미있었을 것 같아요. 그런 것은 주로 어디서 하나요?
Commented by 제이 at 2012/05/05 12:56
신세계본점 행사장에서 봤습니다 ^^ 가죽공예는 말안장.가방. 가죽염색?이었나 3파트였어요. 작년부터 신세계에서 가끔 이런 행사는 하더라구요.
Commented by songc at 2012/05/05 14:29
그 직원은, 제가 몇 년 경험한 바, 그 백화점에서 가장 호객행위가 심한 직원이에요. 공포스러운 존재.

안그래도 5월에 덴마크 왕세자 부부 방한 기념 행사한다고 로열 코펜하겐으로부터 초대받았어요. 참여하게 될 것 같아요. 에르메스는 저는 안 갔었는데, 여기 저기 포스팅하신 분들이 많아 사진으로나마 구경 잘 했네요.
Commented by 제이 at 2012/05/05 15:28
아하. 그래서 로얄코펜하겐 전시회가 있는거군요. @_@ 즐겁게 다녀오세요
Commented by SvaraDeva at 2012/05/05 07:03
음 확실히 말씀하신대로 정형화된 미라는 게 있는 것 같아요. 미적감각에 자신없는 사람들에겐 편리하죠. 그대로 따라만 하면 중간은 가니까요. 근데 말씀대로 싸가지 없는 것 까지 따라하진 않았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아 정말 그 백화점 직원... 괜히 갖고싶은 것 갖고도 찜찜함을 남게 하는.. 어린애에게 그런 짓을 하다니. 봉투받는 초등교사 만큼 나쁜 인간이네요. 백화점 공통매장에 있던 사람이 특정브랜드 고용 직원이었다는 사실을 첨 알았네요. 의심은 갔었지만.
Commented by songc at 2012/05/05 14:32
그 정형화된 미 따라가려고 억지로 살 빼고, 심하게는 성형까지 하고 그러나봐요. 참 안타까운 현실.
Commented by yanasu at 2012/05/05 23:32
정형화된 미, 정형화된 스펙. 그게 요즘 젊은 사람들의 처세. 얼마 전에 신입사원 검토를 했는데, 기본적으로 스펙을 안 갖춘 사람은 거의 없는데, 다 그게 그거고 차별성도 없고 진정성도 안보이더라. 참 안타깝지 아니한가.
Commented by songc at 2012/05/06 00:31
풋, 스펙 인플레. 안타까워, 우물 안 개구리 같고.
개성 없는 외모 꾸미기도 웃기고 안쓰러워.


Commented by SvaraDeva at 2012/05/13 19:23
번쩍 물은 색 진한 오끼나와 글라스 같아요. 참 매력있는데..
코르핑 고돈이라는 회사 것인가요? 첨들어보네요.
Commented by songc at 2012/05/13 22:05
아, 저 글라스는 평범한 이딸라 제품이고, 번쩍물은 탄산수에요.
번쩍번쩍하죠?!
Commented by SvaraDeva at 2012/05/13 23:42
아. 유리에 거품이 아니고 탄산수가 유리표면에 거품을 만든거군요 ^^;
Commented by 깜장천사 at 2012/05/13 22:16
B양의 표현력은 정말 짱짱짱!!!
Commented by songc at 2012/05/13 23:07
편견과 관습에서 자유로운 아이의 저 마음을 지켜주고 싶은데, 언제까지나 가능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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