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215



우리 B가 Lego로 만든 산타, 루돌프와 크리스마스 트리.
혼자 부스럭거리며 뭔가를 만들어 보여주는데, 그때 마다 엄마 아빠는 놀란다.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지 않는 우리 집에서 지금 그나마 눈에 띄는 것들.
+ candy cane mug 한 개, 현관문 앞뒤에 걸린 리스, 겨울에만 만날 수 있는 Royal Copenhagen figurine.




내가 열아홉 살이던 대학교 1학년 때 구입한 Dualit toaster.
정이 많이 든, 아끼는 물건이다.

결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물건 잘 망가뜨리는 나의 그가 언제나처럼 실수로 토스터 밑면 트레이의 손잡이 한 개를 부러뜨렸다. 역시 나의 그... 내가 수 년간 잘 사용해오던, 이제 구할 수도 없는 alessi tea infuser도 서랍 닫다 뚝 부러뜨렸고, 새로 구입한 인퓨저도 배송 받아 몇 초 살펴보다가 뚝 부러뜨렸고, 멀쩡한 가전 분해해서 버리기도 했고, 노트북에 커피를 붓기도 하는등 문제가 좀 있다. 천 원짜리 물건이나 천 만원짜리 물건이나 나의 그 손에 들어가면 다 똑같아지는 것 같다. 최근 몇 달간은 차량접촉사고 외 가내 별 사건, 사고가 없어 비교적 평온하지만 긴장을 늦춰선 안된다!
나의 그와 함께 잘~ 살려면 물건 쉽게 망가뜨리는, 그 자신 조차 혐오하는 그 습성을 내가 포기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함께 못 산다. 내가 아무리 타이르고, 사정하고, 때로는 혼내고, 그가 아무리 주의해도 바꿀 수도 바뀔 수도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같은 사람이 나와 정 반대의 습성을 가진 사람을 만나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 정 반대의 습성을 지닌 두 사람이 만나 이렇게 살아내고 있다.
















by songc | 2011/12/16 03:05 | SongC today! | 트랙백 | 핑백(1) | 덧글(2)

Linked at SongC : 20120115 at 2012/01/15 21:04

... 늦지 않은 것 아닌가. 그는 자기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달라고 하는데, 난 나에게 비정상적으로 여겨지는 그의 그런 성향에는 절대 동조할 수 없다. 우린 서로 많이 다르다. 숨막혀. 꽉 막혀. 그러고보니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중 영화를 매번 반드시 며칠 전에 예매해(야만) 보는 사람은 나의 그가 유일하다. 그런 사람을 나의 ... more

Commented by 깜장천사 at 2011/12/16 15:49
B양의 감각은 정말 깜짝깜짝~~

신발에 이어 대단한 작품인거 같아요~
Commented by songc at 2011/12/17 02:40
깜장천사님, 오랜만이에요! ^^

아이의 저런 재치와 재능은 남편을 닮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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