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16일
20111215


우리 B가 Lego로 만든 산타, 루돌프와 크리스마스 트리.
혼자 부스럭거리며 뭔가를 만들어 보여주는데, 그때 마다 엄마 아빠는 놀란다.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지 않는 우리 집에서 지금 그나마 눈에 띄는 것들.
+ candy cane mug 한 개, 현관문 앞뒤에 걸린 리스, 겨울에만 만날 수 있는 Royal Copenhagen figurine.

내가 열아홉 살이던 대학교 1학년 때 구입한 Dualit toaster.
정이 많이 든, 아끼는 물건이다.
결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물건 잘 망가뜨리는 나의 그가 언제나처럼 실수로 토스터 밑면 트레이의 손잡이 한 개를 부러뜨렸다. 역시 나의 그... 내가 수 년간 잘 사용해오던, 이제 구할 수도 없는 alessi tea infuser도 서랍 닫다 뚝 부러뜨렸고, 새로 구입한 인퓨저도 배송 받아 몇 초 살펴보다가 뚝 부러뜨렸고, 멀쩡한 가전 분해해서 버리기도 했고, 노트북에 커피를 붓기도 하는등 문제가 좀 있다. 천 원짜리 물건이나 천 만원짜리 물건이나 나의 그 손에 들어가면 다 똑같아지는 것 같다. 최근 몇 달간은 차량접촉사고 외 가내 별 사건, 사고가 없어 비교적 평온하지만 긴장을 늦춰선 안된다!
나의 그와 함께 잘~ 살려면 물건 쉽게 망가뜨리는, 그 자신 조차 혐오하는 그 습성을 내가 포기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함께 못 산다. 내가 아무리 타이르고, 사정하고, 때로는 혼내고, 그가 아무리 주의해도 바꿀 수도 바뀔 수도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같은 사람이 나와 정 반대의 습성을 가진 사람을 만나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 정 반대의 습성을 지닌 두 사람이 만나 이렇게 살아내고 있다.



# by | 2011/12/16 03:05 | SongC today! | 트랙백 | 핑백(1) | 덧글(2)
... 늦지 않은 것 아닌가. 그는 자기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달라고 하는데, 난 나에게 비정상적으로 여겨지는 그의 그런 성향에는 절대 동조할 수 없다. 우린 서로 많이 다르다. 숨막혀. 꽉 막혀. 그러고보니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중 영화를 매번 반드시 며칠 전에 예매해(야만) 보는 사람은 나의 그가 유일하다. 그런 사람을 나의 ... more
신발에 이어 대단한 작품인거 같아요~
아이의 저런 재치와 재능은 남편을 닮은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