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07월 19일
20110718











천장이 있는 실내, 맞은 편에서 나를 바라보며 걸어오거나 엘리베이터와 같은 밀폐된 공간에서 거의 대부분의 여성들은 나를 머리 끝에서 발 끝까지 훑어 본다. 내 화장이며 옷, 가방, 신발 할 것 없이 자세히도 본다. 난 그런게 정말 불쾌하고, 또 불편하다. 나는 연예인들처럼 보여주지 못해 안달하는 류의 사람이 아니며, 나와 마주친 사람들의 그런 태도에서 희열을 느끼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겉으론 모르는 척 그들과 눈도 안 마주치고 있지만, 사람 눈의 수평 범위 154도, 수직범위 150도, 입체범위 25도이니, '보이는 것'은 나도 다 본다. 난 속으로 '뭘 봐, 그만 좀 봐, 갖고싶냐?'고 중얼거린다.
자식은 부모 마음대로 만들어 낳는다. 그러니 적어도 처한 환경에서만큼은 최고의 정성으로 자식을 키우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부모는. 유년기 자식을 신체적, 정신적으로 학대하거나, 외롭게 만들거나, 기본적인 양육조차 하지 않거나, 혹은 자식을 버린 부모도 '부모라서' 그 자식에게 부모 대접을 받아야 마땅할까. 아이러니하게도 B의 외할머니가 B에게 선물한 책, <우리 가족입니다>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주인공의 아버지는 어렸을 때 부터 어떤 이유에서인지 어머니(주인공의 친할머니)와 헤어져 지낸다. 아버지가 다시 그의 어머니를 만났을 때는, 아버지가 결혼을 해 주인공과 동생들을 키우며 힘들게 살고있을 때이고 어머니는 치매에 걸린 상태. 아버지는 어린 당신을 버린, 지금은 치매에 걸린 어머니의 수발을 들며 '엄마니까' 그저 받아들인다. 무조건 받아들인다.
지난주, 속병이 나 눈 뜨자마자 구토를 시작해 오전 내 수 십 번 토하기를 반복했다. 나의 그는 생업도 미루고 달려와 끼니 때마다 죽 사다 나르고, 약 사다 나르고, 간호하며 날 감동시켰다. 그 날 새벽, 완전히 회복한 내가 "닭튀김!", "치킨!"을 외치자 장대비가 내리는 새벽 2시에 논현삼계탕에 날아가 전기구이통닭을 사다주었다. 이런 맛에 우리 중년 키운다.
# by | 2011/07/19 00:32 | SongC today! | 트랙백 | 핑백(1) | 덧글(8)
... 나의 수집품, 소서와 셑트인 카렐 차펙 컵이 이제 이렇게 컵만 남았다. 평소 B가 식사 중 숙녀 기분 내며 즐겨 사용하던 것인데, 물이 흘러 컵과 소서가 일시적으로 달라붙어 있는 것을 나의 그가 ... more
다시 건강해지셔서 정말 다행이에요. 아마 SongC님의 그분의 극진한 간호와 사랑 덕분에 회복이 더 빠르시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
더위에 건강 잃지 않게 조심, 또 조심하시구요^^..!
건강하고 즐겁게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