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07월 10일
20110710



















B가 만든 레고 달팽이.




B가 가리킨 큰 구름.

여전한 보라색 고추.
내가 우리 B만 한 나이 때부터 한 달에 절반은 항생제를 먹어야 살 만큼 자주 붓던 편도선을 2004년 여름에 수술로 제거했다. 내 편도선은 남들보다 크고 넓게 마구 퍼져 있는 모양이라고 했다. 내 목을 본 이비인후과 의사들은 다들 놀랐다. 진작 어렸을 때 수술했어야 했는데, 내 부모의 반대로 그동안 항생제만 수 천알 먹었다. 그때는 항생제도 의사 처방 없이 구입하던 때라서 파인트 병에 항생제 수 십, 수 백 알을 담아두고 먹었다.
수술 후 몇 년간 목이 붓거나 아프지 않았다. 목이 아프지 않고도, 약을 먹지 않고도 살 수 있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2008년 즈음 부터 다시 목이 붓고 아프기 시작했다. 물론 편도선이 있을 때보다 빈도는 훨씬 낮지만, 통증은 더 심하다. 병원에서는 "인후염"이라고 했다. 편도선이 없어도 목은 붓고 아플 수 있단다. 2008년, 처음엔 아픈 정도가 심하지 않았는데, 일 년 이 년 지나면서 그 정도가 심해졌다. 마치 잘린 도마뱀 꼬리처럼, 편도선이 다시 자라난 것 같았다. 편도선 수술을 한 이유는 단지 통증의 빈도를 줄이는 것 뿐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만약 나의 그 편도선이 있었다면 내가 임신 과정을 그토록 순조롭게 보낼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모유수유를 못 했을지도 모르고.
목요일, 내 목에 신호가 왔다. 신호가 오면 손에 잡히는 타이레놀이라도 먹고 무조건 누워있어야 한다. 효과가 있으면 하루 안에 해결되고, 없으면 일주일은 간다. 금요일, 열이 39도로 오르고 목이 본격적으로 붓기 시작했다. 너무나 익숙한 통증. 목 아프고 열나는게 지긋지긋하고 서러워서 눈물이 났다. 후리스를 입고도 추워서 덜덜 떨었다. 토요일, 열은 38도로 내렸다. 목은 여전히 아프다. 잘라 버려도 어쩔 수 없는, 팔자인가보다. 죽으면 목은 안 아플거다.
# by | 2011/07/10 23:29 | SongC today! | 트랙백 | 핑백(2) | 덧글(4)
... 수 없는 저런 단짠기름진 음식 보면 눈이 휘둥그레~ 어쩌면 중년도 눈이 휘둥그레~ B의 방을 지나다가 열린 문밖에서 본 컵이 예뻐서 찰칵. 그런데 벌써 부채 나왔니?! 이런 목을 가지고 사는 내가 지금처럼 미세먼지 심한 시즌에 무사할 리 없다. 긴 병 앓으며 환자가 의사 된다고, 나도 삼십 년 넘게 앓으며 나름대로 내 목과 귀통증에 대 ... more
... 안타깝지만, 아직 수도권에 확진자가 우후죽순 생겨나는 마당에 등교 수업은 어불성설이라 생각한다. 코로나 시대를 살며 달라진 일상은, 이십 년 넘게 나를 괴롭히던 편도선을 떼어낸 후 십수 년간 마스크를 쓰고도 외출 후에는 목이 부어 아프고 열이 나던 내가, 더는 목이 부어 아프지도 열이 나지도 않는다. 내 딸답게 이비인후과 우수 고객으 ... more
SongC님, 하루빨리 회복되시길 바랄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