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105





최근 살림을 재정비 하고 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가 내 주방에서 편하게 마구 사용하는 것으로는 지난 세기 유학중 런던에서 구입한 habitat 식기들과 역시 같은 곳에서 구입한 스페인산 커틀러리, 막(?)쓰는 머그 몇 종 뿐이었다. 그리고 매 끼마다 사용하는 은수저 몇 벌. 그외 살림은 Royal Copenhagen과 광주요 제품으로, 거의 다 단종되거나 작가가 작품을 마감한 것들. 깨져도 구할 수 없어 내가 갖춰놓은 완벽에 가까운 구색을 망치게 되기에, 나와 나의 그가 꽤 조심스럽게 사용중이다.
얼마전 sugar tong을 찾은 티 용품 전문 쇼핑몰에서 우연히 얇은 유리 재질의 저렴한 티 세트를 발견했는데, 고풍스럽고 여성스러운 것이 꽤 괜찮아보였다. 우선 가격이 저렴하니 -RC와는 달리- 깨져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편하게 막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tong을 주문하면서 시험삼아 그 유리 재질 티 세트 중 tea strainer 한 개를 주문해보았는데 꽤 괜찮았고, 그 티 세트를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저렴한 쇼핑몰을 검색한 끝에, 영세한 일본 주방용품/소품 전문 쇼핑몰 한 곳을 발견. 티 스트레이너를 시험 구입했던 티 용품 전문 쇼핑몰 보다 무척이나 저렴한 곳이었다. 그래도 낯선 아무 곳에서나 쇼핑을 할 수는 없기에 소문과 평을 샅샅이 뒤진 후, 그 유리 재질의 티 세트를 주문했다. 티팥, 티 컵과 소서 한 쌍, 슈거팥, 밀크저그등 총 6가지, 8 피스. 갯수가 많으니 단가가 저렴해도 금액은 컸다. 영세한 그 쇼핑몰은 물량이 달린다며 매입할 시간을 하루 벌었고, 난 배송을 하루 늦게 받게 되었다. 티 세트 외에도 여러가지 제품을 많이 구입했는데, 그중 한 개가 포장하며 살펴보니 깨져 있다며 카드 결제 취소를 해줄까 묻기에, 난 영세한 쇼핑몰 사정을 살핀답시고 '다음에 쓰겠으니 적립금으로 넣어달라'고 나름의 배려를 했다.

오늘 받은 티팥. 한쪽 표면은 11시 방향에서 4시 방향으로 무엇에 긁힌 자국, 어딘가에 찍힌 자국과 그 외 무수한 스크레치, 반대편에는 갈색의 무언가에 쓸린 자국도 있었다. 사진을 첨부해 교환을 요청했더니, 쇼핑몰 주인은 교환을 해주겠다는 말이 먼저가 아닌, 검품을 다 했고 보낼만 해서 보냈다는 의견이 먼저였다. 이어 "내가 찜찜해하니 교환을 해주겠으며, 자잘한 스크레치는 새로 받을 제품에도 다를 바 없을것"이라고 했다. 응대 방식이 의외였다. 고객이 택배를 받자마자 불량 제품의 상세 사진을 찍어 보냈는데, 교환해주겠다는 말이 최우선이 되어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그리고 유리 재질의 제품에 "자잘한" 스크레치가 있을 수 있다니, 그게 말이 되나? 물건 파는 사람들은 다 그런가? 소서에도 아무리 문질러도 지워지지 않는 검정색 점이 몇 군데 있었지만, 그것까지 교환을 요청했다간 미친 사람 취급 당할 것 같아서 그냥 내가 어떻게든 지워보려고 한다. 6가지 전부 1~3만원 짜리, 저렴한 것들이라지만 실망스럽다. 값비싼 물건의 품질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지만, 저렴한 물건의 품질은 항상 나쁘다. 이것은 진리. 저렴한 유리 티 세트를 갑자기 왜 구입하려 했는지, 후회스럽다. 그냥 갖고있는 RC나 쓸걸, 차라리 Bodum이나 살걸.




그 곳에서 이런 제품도 구입했다.
RC cake stand 위에 올려도 되고, 접시에 올려도 되고, 전자렌지에 음식 데울 때에 사용해도 되고, 내 마음대로.
4만원대.




그렇게 많은 종류의 아기자기한 일본 주방용품과 소품들을 처음 접한 나는 순간 혹해서 많이도 구입했다.
저 토끼는 le sucre란다. 그 외 듣도 보도 못한 캐릭터들이 많기도 했다.
컵을 받아보니 주둥이가 매끈하지 않고, 울퉁불퉁. 역시 실망.
1만2천원대. muddler 5천원대.






5천원대의 저렴한 커틀러리도 눈에 띄어 색상별로 구입해 보았다.
Alessi의 스테인레스 스틸과 비교도 안되는 조악한 마감과 얇은 두께. B가 포크로 숟가락을 긁었는데, 푹 긁혀버렸다. 그래도 알록달록, 내킬 때 마다 부담없이 잘 사용할 수 있겠다. 난 제품의 품질이 좋건 안좋건 한 10년은 사용할 수 있다. 기본.





새 커틀러리와 어울리는 식기가 없어 유학시절 구입한 habitat 식기를 꺼냈다. 아직도 예쁘고 깨끗하다.
그때 밥그릇, 국그릇, 슾볼, 디너 플레이트 2종, 머그, 커피 컵을, 화이트와 블루 색상의 두 가지 다른 라인으로, 사이즈를 교차로 하여 각 4개씩 구입했다. 화이트와 블루를 섞어 사이즈를 교차로 구입하는건 99년 그때나, 2004년 RC를 처음 구입할 때나 똑같다.





tea 용품 전문 쇼핑몰에서 저렴한 티 백 트레이를 머그 색상에 맞춰 몇 개 구입했다. RC 머그들은 티 백 트레이도 이미 마련되어 있는 반면, 막쓰는 머그들은 티 백을 놓을만한 어울리는 트레이나 종지가 없어, 차를 마실때면 티 백을 냅킨에 놓거나 주방에서 티 백을 처리한 후 들고와 마시곤 했다. 머그는 작년말, 스타벅스가 텀블러 사용자들에게 증정한 것으로, 우리 집에 3개나 있다.
스타벅스를 비롯 커피빈, 엔제리너스등의 로고가 박힌 각 브랜드 대표 머그도 선물 받아 몇 개씩 갖고 있는데, 왠지 사용하기 싫어 숯을 꽂아 냉장고와 cupboard 곳곳에 넣어 두었다. 그렇게 유용하게 쓰인다.




도쿄 스타벅스에서 구입한 도쿄 머그.





유학시절 구입한 habitat mug.




2009년 스타벅스 크리스마스 머그.
그해 겨울, 크리스마스 머그가 두 개 생겨 지금껏 겨울마다 잘 사용하고 있다. B의 크리스마스 머그와 함께, 스타벅스 크리스마스 머그는 내 주방의 유일한 크리스마스 아이템.





문제의 그 쇼핑몰에서 구입한 머그와 muddler.
울퉁불퉁한 주둥이.
흰색 컵은 아올다 제품.



최근 알게된 티 용품 전문 쇼핑몰이 화근이 되어, 알 필요도 없는 일본 주방용품/소품 전문 쇼핑몰에까지 가게 되었다. 전자야 티 용품은 그저 그렇다 해도 티는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어 좋지만, 후자는 정말 알 필요도 갈 필요도 없는 곳이었다. 적립금이나 다 쓰고 끊어야지. 이 구질구질한 상황이 싫다.




by songc | 2011/01/06 02:57 | SongC today! | 트랙백 | 핑백(1) | 덧글(2)

Linked at SongC : 20110207 at 2011/02/08 02:12

... 른다. 차마 '디자인'이라 부를 수 없겠다. 주구의 각도는 필요에 의해서라면 이러저러할 수 있겠지만, 차가 새는 티팥이라니. 이런 주둥이가 존재한다는 것을 올해 1월 첫째주에서야 알게 되었다. 이것들은 꽃병으로 쓰거나 기증할 예정. 좋은 주둥이들. 순서대로 Helios, Alessi, Hario. Royal Copenh ... more

Commented at 2011/01/06 16:4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songc at 2011/01/06 23:08
아, 고맙습니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건강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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