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06





내가 네 다섯 살 되던 어느 해 여름, 일본 여행에서 돌아오신 부모님이 선물로 주신 오르골이다.
하늘색과 분홍색 오르골을 각각 한 개씩 사오셨는데, 분홍색은 당시 우리 집에 놀러와 있던 동갑내기 사촌이 갖게 되었다. 당시 나는 분홍색이 갖고 싶었지만, 부모님이 어린 여자 아이들 눈에 더 예뻐 보이는 것-당연히 분홍색-을 손님인 사촌에게 주도록 하여 나는 반 강제로, 양보아닌 양보를 하게 되었다.
어쩔 수 없이 하늘색 오르골을 갖게 된 뒤에도 난 여전히 분홍색 오르골이 더 예뻐 보여 한동안 곁눈질을 하며 탐을 냈고, 동갑내기 사촌은 빼앗기지 않으려 안달을 했다. 그 때도 내 자존심에 차마 "분홍색 오르골을 갖고싶다"는 말은 못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동갑내기 사촌이 그 때 우리집에 와 있지 않았다면, 그 분홍색 오르골 역시 내 부모의 원래 의도대로 당연히 내 것이 되었을 것이다.

그로부터 몇 년 뒤, 오르골 내부 구조가 너무 궁금해서 두번째 이미지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오르골 종이박스 한 귀퉁이를 뜯었다.
그리고 초등학교 무렵, 다 보지 못한 내부 구조와 오르골의 원리가 너무 궁금해서 드디어 종이 상자를 뜯어 열었다. 다시 닫으면서 종이 여밈이 헐거워져 3M 테이프로 감쌌다.
지금 현재 상태가 내가 초등학교 때 해 놓은 그대로이다.

지금은 B가 연주한다.




by songc | 2009/11/07 00:04 | SongC today!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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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xmaskid at 2009/11/07 00:13
우와 물건을 정말 안버리시는군요... 저는 아버지가 수출용 장난감 시험검사하는 회사를 다니셔서 장난감만큼은 정말 많았는데, 자라면서 다 남주고 그러는 바람에 지금 남아있는건 별로 없는것 같아요~
Commented by songc at 2009/11/07 00:19
저 엄청 버려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편중된 제 취향에 부합하는 것들) 빼고는 다 버려요.
옷이나 화장품 같은 것들 엄청 낭비했죠...
Commented at 2009/11/07 15:4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songc at 2009/11/07 20:22
그 심정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유학 가 있는 사이에 어머니가 제가 그 때까지 나름대로 보관해온 동화책이며 수집물을 다 버리신 적이 있어요. 나중에 알게 됐는데, 정말 속상하더라구요...
제 옛 물건들은 vintage tag달아서 가끔씩 올리려고 해요. 옛 물건과 제 기억에 대한 기록의 차원이기도 하고 이웃분들과의 소통의 통로도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Commented by 아미료 at 2009/11/08 00:46
아주 어릴 때 선물 받은 오르골이 몇 개 있었는데, 어쩌다보니 오르골 인형 몇 개만 남고 박스는 망가져서 버리고 없네요. 저도 박스 하나에 바비인형이나 하시오끼 같이 자질구레한 걸 다 모아두고 가끔 꺼내봤는데, 집 떠난 사이에 이사하는 바람에 어디 있는지 모르겠어요. 엄마는 안 버렸으니 어디 있을 거라고 대수롭잖게 말씀하시고.ㅠㅠ
Commented by songc at 2009/11/08 01:09
그 박스 꼭 찾으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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