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렁이가 나오는 오늘

4월 들어서부터 나빠진 몸이 컨디션 회복을 하지 못하고 계속 시들시들하다.
문제는 피부와 목, 그리고 몸 속 어딘가.

나에겐 원인불명의 소양증이 있다- 혹자는 내 면역력에 문제가 있을거라고도 하던데, 뭐 그건 모르는 일이고, 어쩌면 이것 역시 알러지 행진의 여파일지도 모른다. 겉에서 보기엔 멀쩡한 온 몸의 피부가 아무 이유없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가려워진다. 상처와 2차 감염이 신경쓰여 되도록이면 긁지 않고 참아보지만, 일상생활이 힘들고, 심할땐 밤을 꼬박 샌다.
결국은 죽으러 갈 때 아니면 가기 싫은 병원에 가서 항히스타민과 스테로이드를 처방받는데, 난 정말이지 이 약이 너무 싫다. 가려울때는 가려워서 일상생활이 힘들었다면, 약을 먹으면 약 때문에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 약기운에 실수라도 할까봐 걱정될 정도다- "업무"상 큰 실수를 해서 남에게 피해를 입힌다던지, 내 손가락을 소시지로 잘못 알고 싹뚝 썬다던지 하는... 죽지 않을 정도의 실수라면 더 큰일이니까.

내 코는 이비인후과 의사들이 척 보고 혀를 내두르는 코 되시겠고, 목은... 몇 년전, 이십 년 넘게 나를 괴롭히던 편도선을 제거한 후로 조금 살만해진 것이 내 목이다. 수술 당시 그 대학병원 교수들은 나에게 왜 진작 수술하지 않았냐며, 그동안 어떻게 살았냐며 혀를 내둘렀었다.
편도선 수술 전에는 아주 짧은 시간 동안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백화점에만 다녀와도 편도선이 크게 붓고 열이 났었는데, 이제는 그 정도는 아니다. 남아있는 편도선이 붓긴 하지만 정도가 덜하다.

그리고 또 몸 속 여기 저기가 아프다, 만약 있다면 꽤 큰 병일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서른살까지 버티는 게 목표였으니까... 괜찮다. 

어쨌거나 지금의 난 이비인후과와 피부과에서 좋아하는 "완치를 모르는 꿈의 환자"가 분명하다.   




by songc | 2008/05/14 17:47 | SongC today!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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